[창업도약패키지 선정 기업]⑦ 김지훈 리티브 대표 & 장아경 이사(COO) 코트렌즈로 CES서 MOU 성과...에디슨어워즈까지 수상 영상 분석에서 3D 모션캡처까지...리티브의 ‘자동화 혁신’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의 ‘창업도약패키지 지원사업’은 ‘데스밸리’(죽음의 계곡)를 겪는 3~7년 사이의 스타트업을 지원한다. 이 사업에 선정된 스타트업 창업가의 생생한 이야기는 후배 창업가들의 성장에 도움을 줄 것이다.[편집자주]
김지훈 리티브 대표(오른쪽)와 장아경 이사(COO). [사진 김민규 기자] [이코노미스트 김정훈 기자] 휴대폰으로 경기만 찍었을 뿐인데, 선수의 움직임이 자동으로 읽히고 득점·수비·동선 같은 핵심 장면이 지표로 정리된다면 어떨까. 두 시간짜리 경기 영상을 돌려보며 나의 플레이 장면이나 혹은 자녀 및 지인의 경기 장면을 굳이 일일이 찾지 않아도 인공지능(AI)이 알아서 하이라이트를 뽑아 5분짜리 포트폴리오로 압축해 준다면 그것만큼 편리한 일이 없을 것이다.
이런 기술이 이제는 현실이 되고 있다. 스포츠 AI 스타트업 리티브(LITIVE)는 이 기술을 실제로 구현해 전문가 3000여명이 직접 심사한다는 세계 최고 기술·혁신 시상식 ‘에디슨 어워즈(Edison Awards)’ 파이널리스트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김지훈 리티브 대표와 장아경 이사(COO)는
‘2시간’을 ‘5분’으로 만드는 마법
리티브는 농구를 중심으로 실내 구기 종목의 경기 영상을 AI로 분석해, 선수와 팀의 주요 장면을 자동 추출하고 영상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주는 서비스 ‘코트렌즈’(CourtLens)를 개발했다.
김 대표는 컴퓨터공학을 전공해 석사까지 마친 뒤, 한때 변리사로 일했다. 기술을 ‘보호’하는 업무를 하며 자연스레 AI·특허·기술 상용화 흐름을 가까이에서 접했고, 개인적으로 좋아하던 농구와 결합해 “이제는 자동화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는 설명이다. 그는 “사람이 하면 가능한데 비싸고 번거로운 일을, 누구나 쓸 수 있는 가격으로 자동화하는 것”을 목표로 리티브를 2022년 법인으로 본격 출범시켰다.
코트렌즈의 강점은 ‘촬영→편집→공유’로 이어지는 스포츠 영상 노동을 끝까지 자동화한다는 점이다. 한국에서는 KT와의 제휴를 통해 국내 체육관 CCTV로 영상을 수집한다. CCTV 자체가 핵심이라기보다, 촬영된 영상이 저장되는 인프라와 연동돼 리티브 서버가 API로 영상을 가져올 수 있는 구조가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이렇게 확보한 경기 영상(대개 2시간 내외)에서 AI가 득점·주요 플레이 등 핵심 장면을 자동으로 골라내고, 결과적으로 전체 영상을 약 5분짜리 하이라이트로 압축한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득점 장면에서는 득점 선수를 인식해 자동 줌과 패닝을 적용하는 ‘시네마틱 이펙트’까지 구현한다. 김 대표는 “부모가 편집자를 고용하듯 만들던 영상 포트폴리오를 AI가 대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휴대폰으로 스포츠 영상을 촬영하면 개개인별 움직임에 대한 영상 편집 및 분석이 가능하다. [사진 리티브] 리티브는 이 기술을 단순 편집 자동화에 그치지 않고, 영상만으로 선수의 움직임을 입체적으로 읽는 쪽으로 확장하고 있다. 김 대표는 미국 퍼듀대학교(Purdue University)와 공동 연구를 진행하며, 스마트폰·CCTV처럼 ‘브로드캐스트 수준의 영상’만으로도 경기 중 선수의 움직임을 분석할 수 있는 3D 모션 캡처 기반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리티브는 올해 세계 최대 규모 소비자 가전 전시회인 CES2026에서 창업진흥원 부스 내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배정 공간에서 전시를 진행했다. 부스에서는 코트렌즈가 제공하는 하이라이트 자동 추출 및 영상 포트폴리오 제작 서비스가 시연됐고 많은 현지인들이 관심을 보였다.
김 대표는 “부스 방문자 중 90% 이상은 현지분들이었고, 100여개의 잠재 고객처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리티브는 현지 세일즈 파트너십으로 3건의 업무 제휴(MOU)를 체결했고 투자 관련 후속 미팅들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장아경 이사는 “목표한 방향의 잠재 파트너들을 확보했고, CES 이후에도 후속 미팅을 이어가며 미국 판매 준비를 본격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코트렌즈는 에디슨 어워즈 파이널리스트에 선정되며 기술력의 공신력을 한 번 더 확보했다. 수상 등급(금·은·동)은 행사에서 최종 공개되지만, 파이널리스트 선정 자체가 기술 검증 관문을 통과했다는 상징성이 크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26 유레카파크에 설치된 리티브 부스에 많은 현지인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사진 리티브] 왜 미국인가…“스포츠가 생활인 시장”
리티브가 미국을 1차 타깃으로 삼은 이유는 유소년 스포츠가 생활 문화로 뿌리내려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아이의 성장 과정을 기록해 비디오 포트폴리오(비디오 레주메)를 만드려는 학부모들이 많다. 하지만 현실은 여전히 ‘부모가 직접 찍고, 직접 편집하는 노동’에 기대는 수준이다.
장 이사는 “코트렌즈는 이 노동을 AI로 대체해 시간을 줄이고, 제작 비용을 낮춰 더 많은 가정이 접근할 수 있게 만들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CES 현장에서도 학부모 관점의 피드백이 많았다는 설명이다.
리티브는 우선 미국에서 확실한 성공 사례를 만든 뒤 한국으로 무대를 확장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미국에서 제품성과 시장성을 증명하면, 국내에서도 활용 범위가 넓어질 여지가 크다”며 “농구를 시작으로 종목을 확장하고, 유소년–체육관–리그–스카우팅 등 이해 관계자별로 필요한 기능을 단계적으로 붙여가겠다”고 말했다.
‘휴대폰 영상만으로 선수 데이터가 지표화되는 시대’는 이미 시작됐다. 리티브는 그 출발선에서, 스포츠 현장의 비효율을 가장 먼저 ‘자동화’로 바꾸는 기업을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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